약의고리
who 사무총장 국적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본문
2020년 2월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의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중국 눈치 보기로 일관하는 세계보건기구(WHO)에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답니다. 그 중심에 2017년 7월부터 WHO를 이끌고 있는 동아프리카 에리트레아 출신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55)이 있답니다.
지난 1948년 WHO 설립 후 첫 아프리카 출신, 첫 비(非)의사 출신 수장인 그는 중국의 전폭적 지지로 ‘세계의 보건대통령’이 됐답니다. 당선인 시절부터 ‘하나의 중국’을 지지했고, 신종 코로나 사태가 불거진 뒤에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큰 감명을 받았던 상황이다. 중국의 조처에 국제사회가 감사와 존경을 보내야 한다”는 발언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답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청원 전문 웹사이트 ‘체인지닷오아르지(change.org)’에는 지난달 23일부터 ‘거브러여수스의 퇴진을 요구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답니다. 7일 기준 32만 명 이상이 서명했습니다. 강대국에 경제적으로 종속된 개발도상국 인물이 국제기구 수장에 올랐을 때 어떤 후폭풍을 야기하는지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답니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1965년 에리트레아 수도 아스마라에서 태어났답니다. 당시 에리트레아는 에티오피아 영토였고 1993년 독립했는데 대학 졸업 후 영국 유학을 떠난 그는 면역학과 지역사회보건학으로 각각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답니다. 귀국 후 에티오피아 보건장관, 외교장관 등을 지냈는데 이런 경력을 바탕으로 2017년 5월 사무총장 선거에 도전했답니다.
당시 그는 영국 감염병 전문의인 데이비드 나바로 전 WHO 에볼라 특사와 2파전을 벌였답니다. 유럽은 나바로, 아프리카는 거브러여수스를 지지하는 상황에서 래리 고스틴 미 조지타운대 교수가 “거브러여수스가 보건장관 시절 자국 내 3건의 콜레라 전염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위기를 맞았답니다. 이때 중국이 나섰는데 에티오피아는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사업 ‘일대일로(一帶一路)’의 거점이랍니다. ‘아프리카 속 중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국에 친화적이랍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중국 국책은행들이 에티오피아에 투자한 돈만 121억 달러(약 14조 원)입니다.
중국은 2016년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와 이웃 나라 지부티를 잇는 약 750km 철도 건설에도 약 40억 달러를 투자했답니다. 지부티에는 중국 최초의 해외 군사기지가 있다. 인구 1억 명의 에티오피아와 지부티를 연결해 아프리카 전체를 접수할 발판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중국이 워낙 거액을 투자하다 보니 국가 전체가 ‘차이나머니’에 좌지우지되기 쉬운 구조랍니다. 중국은 친중 인사 거브러여수스의 당선을 위해 “WHO에 향후 600억 위안(약 11조원 정도)을 투자하겠다”며 통 큰 지원을 약속했답니다. ‘보건 실크로드 건설’이란 거창한 목표도 내세웠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194개 회원국 중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빈국들을 집중 공략했답니다. 거브러여수스는 133표를 얻어 손쉽게 당선됐답니다. 그는 당선 다음 날 기자회견에서 국제 보건기구 수장으로는 이례적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언급했답니다. 2017∼2019년 연례총회에 대만을 초청하지 않았고 대만 언론의 취재도 거부했답니다.